많은 팀이 “MTA는 틀렸고 MMM이 답이다” 혹은 “실험만이 진리다” 같은 식으로 측정 방법을 서로 경쟁시키려 합니다. 그런데 현실의 문제는 측정 기법의 우열이 아니라, 불완전한 신호들 사이에서 예산과 우선순위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결정할 것인가입니다. 즉 목표는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의사결정 품질’을 높이는 것입니다. MTA, MMM, 실험을 한 프레임 안에 넣으면, 각각이 잘하는 역할이 분명해지고 충돌도 관리 가능합니다.
- 세 방법의 본질을 “역할”로 재정의하기
MTA(멀티터치 어트리뷰션)는 사용자 레벨 이벤트를 연결해 채널/캠페인에 전환을 분배합니다. 강점은 속도와 해상도입니다. 크리에이티브, 오디언스, 플레이스먼트 단위로 매일 최적화하기 좋습니다. 약점은 구조적 편향입니다. 추적 제한, 뷰스루/크로스디바이스 누락, 리타겟팅/브랜드 검색의 과대평가 같은 문제가 반복됩니다.
MMM(미디어 믹스 모델링)은 시계열 기반으로 지출과 성과의 관계를 추정합니다. 강점은 프라이버시 환경에 강하고, 오프라인/브랜드 효과·시즌성·프로모션 같은 거시 변수를 함께 다루며 “한계효율(추가 1원을 쓸 때의 효과)”까지 그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약점은 민첩성이 떨어지고, 단기 전술 디버깅에는 거칠다는 점입니다. 데이터 기간, 통제변수 품질, 채널 간 동조성(상관관계)에 따라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실험(홀드아웃/지오/인크리멘털리티 테스트)은 인과를 직접 추정합니다. 강점은 “정말로 추가로 만들었는가”를 가장 명확히 답한다는 점입니다. 약점은 비용과 범위입니다. 모든 채널/세부 캠페인을 상시 실험할 수 없고, 운영 제약과 오염(다른 캠페인으로 노출되는 문제)을 관리해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역할은 이렇게 정리하는 게 실무적으로 가장 안정적입니다.
MTA = 전술 운영(steering)용 계기판
MMM = 분기/월 단위 예산 배분(allocations)용 지도
실험 = 지도와 계기판을 보정(calibration)하는 기준점
- “측정 OS”를 만든다는 발상: 한 장의 규칙으로 합치기
세 방법을 묶는 핵심은 한 가지입니다. 동일한 질문에 세 도구로 동시에 답하려 하지 말고, 질문을 계층화해서 도구를 배치하는 것입니다. 저는 보통 다음 3단 구조를 권합니다.
레벨 A: 방향을 결정하는 질문(투자 판단)
“예산을 어디로 옮길 것인가, 상단 퍼널을 키울 것인가, 채널 믹스를 바꿀 것인가” 같은 문제입니다. 여기서는 MMM과 실험을 우선합니다. 이유는 ‘증분’과 ‘한계효율’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레벨 B: 운영을 개선하는 질문(최적화 판단)
“어떤 소재/세그먼트/입찰전략이 더 낫나, 오늘 무엇을 끌고 무엇을 끌까”입니다. 여기서는 MTA가 가장 유용합니다. 단, MTA를 “진실”이 아니라 “조향장치”로 취급해야 합니다. 즉 MTA 신호로 방향을 틀되, 방향이 맞는지는 상위 레벨에서 검증합니다.
레벨 C: 진단과 학습의 질문(왜 변했나)
“이번 주 성과 변화는 가격/프로모션/경쟁/제품 이슈 때문인가” 같은 문제입니다. 여기서는 블렌디드 KPI(총량), 제품 지표, 외생변수 로그와 함께 MMM의 설명력을 참고하고, 필요하면 작은 실험으로 가설을 검증합니다.
이 계층화를 문서로 고정하면, 보고서에서 자주 벌어지는 “MTA는 올랐는데 총매출은 왜 그대로냐” 같은 갈등이 ‘측정의 오류’가 아니라 ‘질문 레벨의 혼선’이라는 걸 팀이 빠르게 이해하게 됩니다.
- 충돌을 “규칙”으로 해결하는 4가지 운영 원칙
원칙 1: 블렌디드 KPI를 최상단에 둔다
어떤 모델도 총량(매출/신규/이익)의 움직임과 완전히 분리될 수 없습니다. 블렌디드 KPI는 “조작하기 어렵고, 전체 비즈니스를 대표”하기 때문에 최상단 가드레일로 둡니다. 채널 리포트가 좋아도 총량이 하락하면 ‘효율 착시’ 가능성을 먼저 의심합니다.
원칙 2: 실험은 ‘정답’이 아니라 ‘보정 계수’를 만든다
실험 결과를 “이 채널은 된다/안 된다”로 끝내지 말고, 운영에 쓰기 좋은 형태로 바꾸세요. 예를 들어 캠페인 군별 증분 계수(귀속 대비 증분 비율)를 만들어 MTA 기반 운영 지표를 iROAS 추정치로 변환합니다. 이렇게 하면 MTA를 버리지 않고도 인과 기준으로 운영을 정렬할 수 있습니다.
원칙 3: MMM은 ‘기여도’가 아니라 ‘한계효율’로 읽는다
MMM 리포트에서 평균 ROAS만 들고 예산을 옮기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이미 포화된 채널은 평균이 좋아도 추가 예산의 효과가 낮고, 반대로 아직 포화 전인 채널은 평균이 낮아 보여도 한계효율이 높을 수 있습니다. 재배분은 “지금 수준에서의 한계효율”을 기준으로 합니다.
원칙 4: 불확실성은 숨기지 말고, 행동 규칙으로 바꾼다
측정이 불완전한 시대에는 ‘단일 숫자’로 결론을 내릴수록 리스크가 커집니다. 신뢰구간이 넓은 채널은 “소폭 증액 + 추가 실험” 같은 행동 규칙을 둡니다. 반대로 신뢰구간 하단이 손익분기 미달이면 축소를 우선합니다. 의사결정 체계의 성숙도는 숫자의 정밀함이 아니라, 불확실성을 다루는 룰의 품질에서 갈립니다.
- 실무 적용 예시: 한 분기 운영 루프
매일: MTA로 소재/입찰/타겟 최적화, 단 블렌디드 KPI 가드레일 체크
매주: 채널별 iROAS(추정)로 페이싱 및 소규모 예산 이동(예: 5~10%)
매월: MMM 업데이트 또는 라이트 버전 리프레시로 한계효율 재평가
분기: 핵심 채널 1~2개를 선정해 홀드아웃/지오 실험으로 보정 계수 갱신
이 루프의 포인트는 “모든 걸 동시에 정확히 측정”이 아니라, 의사결정 빈도에 맞춰 도구를 배치해 비용과 정확도의 균형을 잡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측정 전쟁’을 끝내는 한 문장
MTA, MMM, 실험은 서로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입니다. MTA는 운전 중 핸들, MMM은 지도, 실험은 지도 보정용 기준점입니다. 셋을 경쟁시키지 말고, 질문을 계층화해 역할을 배치하면 “정답 논쟁”이 “결정 품질 개선”으로 바뀝니다.